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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를 읽고

현재 인류는 하나의 종으로써 남아있는 것인데

 

그 종의 이름이 호모사피엔스다. 현생인류이며, 곧 우리 자신이기도 하다.

 

그 이전에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크로마뇽인, 네안데르탈인, 호모에렉투스 등 아주 많은 종들이 있었다.

 

그런데 현재는 호모사피엔스 외에는 그 어떤 종도 살아남아있지 않다.

 

이스라엘의 인류학교수 유발 하라리가 쓴 이 책은 한마디로 어떻게해서 호모사피엔스가 이 지구를 정복하게되었는지

 

고고학적, 인류학적, 역사적, 인문학, 생물학 등 여러학문적 관점과 역사적 사료들을 대며 여러가지 이유를 주장한다.

 

단순히 호모사피엔스가 가장 똑똑해서 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저 수많은 종들이 뒤섞여 살아갔을 때, 놀랍게도 호모사피엔스가 육체적으로는 가장 약한 종이었다.

 

네안데르탈인은 거의 끝까지 호모사피엔스와 생존경쟁을 펼쳐나갔는데

 

네안데르탈인은 키가 2m에 육박하며 온몸이 근육질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끝내 호모사피엔스들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호모사피엔스는 네안데르탈인들보다 조직력, 협동력, 단결심이 좋아서 그들을 물리칠 수 있었다고 책에서 설명한다.

 

호모사피엔스가 어떻게해서 그런 능력을 갖게되었는지,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갈라져나왔는지,

 

인류학적 혹은 생물학적으로 밝히는 것은 아직까지는 무리이지만

 

가장 설득력이 높은 주장은 그냥 돌연변이 인거다.(뒤에서 설명하지만, 곧 진화라고 봐도 무방하다)

 

45억년전에 지구가 만들어지고. 물이 만들어지고. 그 안에 단세포가 생겨나고. 그것이 계속 갈라져서. 여러 동물과 식물로 나뉘어지고.

 

물고기가 육지로 나오고. 양서류가 되고. 파충류가 되고. 파충류가 조류가 되고. 포유류가 되고. 등등

 

우리가 아는 한. 그리고 다윈이 진화론을 발표한 이후. 생물은 계속 생존에 적합하게끔 진화해왔다고 알고있다.

 

인류라고 별 것 있겠는가. 원숭이가 영장류가 되고. 영장류가 인류가 되고.

 

여러 인류의 종 중에서 계속 생존에 적합하게끔 새로운 종이 나온 것이다.

 

그렇게 분파해서 탄생한(즉 진화해온) 종이 호모사피엔스이다.

 

이들은 초반에는 어떤점이 이전의 종들과 다른 것인지, 어떤점이 그들이 가진 유리한 점인지 알 지 못했다.

 

그 전의 종들이 가진 생존방식 그대로 따랐으며, 생존을 위한 싸움을 해나가며 살아남았다.

 

하지만 이들은 곧 새로운 사고방식을 깨달았다. 그것은 곧 눈에 보이는 실제. 그 너머에 숨어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믿게 된 것이다.

 

 

영장류의 사회는 우리 인간사회와 많이 흡사한데. 침팬지들은 새로운 무리를 만나면 간단한 울음소리로 의견교환을 하고

 

혹은 털을 골라주는 행동을 함으로써 호의를 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많아봤자 백오십마리까지이다.

 

적정의 개체수를 넘어가면 이들은 그 잘되던 의사소통이 먹통이 되고. 집단은 난장판이 되며.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구분을 할 수가 없게 된다.

 

호모사피엔스 이전의 종들도 마찬가지였는데. 호모사피엔스는 눈에 보이는 실제. 그 너머의 알 수 없는 실체들을 믿고 의지하게 되었다.

 

공동체라는 팀을 만들고. 그 팀은 단위가 점점 커져. 마을이 되고. 마을은 부족이 되고. 부족은 지역사회를 만들고.

 

지역은 더 광범위해져서 국가를 만들었다.

 

 

눈에 보이는 실제. 그 너머의 것들. 그것은 바로 인간의 상상력 덕분이었다고 유발하라리는 책에서 설명한다.

 

호모사피엔스는 사냥을 할때. 모두 욕심을 버리고. 협동을 하면 아주 큰 매머드나 사자도 사냥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들은 장소를 넘어 새로운 곳에도 먹을 것이 있을 것이라고 믿었으며, 용감하게 새로운 정착지를 향해 뻗어나갔다.

 

곧 지구 곳곳에 퍼졌으며, 그곳에서 작은 공동체를 만들며 살아갔다.

 

아직 이때까지는 완벽한 정착은 아니었으며 수렵채집으로 끼니를 해결해가며 살아갔다.

 

이게 7만년전인데 인지혁명이라 하며, 이들은 자연과 사물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신을 섬기기 시작했다.

 

신을 섬긴다는 것 자체가 인간의 상상력의 부산물이었는데.

 

하나의 강한 믿음을 공유하는 자들끼리 뭉친 호모사피엔스를 그 어떤 강력한 동물들도 이길 수가 없었다.

 

호모사피엔스는 그렇게 지구의 주인이 된 것이다.

 

 

농업혁명 종교를 더욱 발달시켰다. 곧이어서 계급을 만들어내고, 자본을 만들어냈다.

 

인간 상상력의 최종단계인 종교와 더불어. 화폐라는 수단을 만들어냈다.

 

물물교환의 불편함을 극복하기 위해 발명된 화폐는. 처음에는 조개껍데기가 시초였다.

 

당연히 조개껍데기 하나만 놓고보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물건이다. 하지만 이들은 집단의 상상력을 동원하고 무언의 규칙을 만들어내고

 

조개껍데기의 갯수로 물건의 가치를 판단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곧 자본주의의 시초가 된다.

 

인간의 상상력은 그렇게 무한정 확장해나갈 수 있었으며, 하나의 상상력을 공유하면 그것은 침팬지의 한계였던 150마리를 넘어서,

 

지구전체가 하나의 커뮤니티로써 공동의 일을 해나가고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며 살아갈 수 있게된 것이라고 이책은 설명한다.

 

인류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쟁도 마찬가지이다.

 

전쟁은 곧 집단 대 집단의 가치가 충돌할 때 일어나곤 했다. 종교전쟁은 아주 쉬운 예중에 하나이다.

 

나의 신을 믿지 않는 자는 곧 악마와 다름 없었으며, 목숨을 걸고 싸워도 아깝지않은 것이었다.

 

자신들이 믿는 신의 계시니까. 다른신을 믿는 나라와 민족을 향해 쳐들어가는 것은 고민할 이유도. 지체할 이유도 없었다.

 

그야말로 죽음이 두렵지 않았다.

 

 

전쟁은 곧 조직력과 인간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결정체다.

 

전쟁은 몇백명을 뛰어넘어 몇천명 몇만명 몇십만명 몇백만명의 사람이 일사분란하게 조직이 되어야하고, 의사소통이 되어야하며.

 

그 전에 전쟁을 준비하기위해서는 더많은 사람들간의 협력과 단결력이 요하는 고도의 능력을 요하는 인간행위이다.

 

절대 동물들은 전쟁이라는 행위를 할 수 없는 존재들이다.

 

전쟁에서의 죽음은 숭고한 희생이라는 상상력의 부산물로 비쳐졌으며, 곧 개인의 영광이라는 아주 보기좋은 선물처럼 포장되어졌다.

 

하지만 이것도 일부 왕이나 귀족, 장군들에게 영광이라는 명예가 씌워졌을 뿐.

 

그들보다 수천배 수만배 많은 평범한 시민들은 이름한글자 남기지도 못한채 한줌의 흙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게 당연한 것이었다(중세시대까지는). 그들의 이름은 중요하지 않았으며, 그들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전쟁은 곧 과학의 발달로 이어졌다. 같은 호모사피엔스끼리 더 효율적인 살인을 하기위해서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필연적이었다.

 

그리고 과학과 인본주의의 발달로 종교의 힘이 무력해졌을 때, 곧 이념과 체제의 전쟁이 나타났으며

 

지금은 자본주의의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세상은 바뀌어가고 있다. 왜냐하면 인간의 상상력은 계속 확장해나가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미래는 과학의 힘과 인간의 상상력을 너무 맹신해서 파멸로 갈수도 있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우리는 우리도 느낄 새도 없이 위기를 지나쳐갈수도(극복)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고나서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눈이 뜨인 것 같았다.

 

인간은 위대하면서도 나약하다는 것.

 

현인류는 우리자신이 이룩한 것을 보고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한나머지

 

우리 이외의 것들은 잘 보지못한다는 것.

 

예를 들면 우리는 우리를 둘러싸고있는 자연의 소중함을 모르고. 가족이 주는 행복도 적어지고 있다고 느낀다.

 

우리가 소속감과 행복감을 느끼던 공동체는 해체되고 있으며, 고독감과 우울감에 괴로워한다.

 

이건 돈이 많다고해서 해결되는것도 아니며, 옆에서 의사가 상담을 해주어도 해결되진 않는다.

 

우리는 우리의 힘을 너무 믿어서, AI를 만들고. 이들은 곧 우리를 뛰어넘을거라고 한다.

 

우리는 이제 곧 신이 될 것이다.

 

이것이 옳은방향인지 잘못된방향인지는 70억 인구중에 아무도 답변을 할 수 없다.

 

그래도 인간은 지금까지 그래왔던것처럼 계속 확장해나갈 것이다. 인류는 지구를 대체할 새로운 별을 찾고 있다.

 

 

우리는 우리를 모른다는 게 가장 문제다. 우리는 과거와 비교해서 더할나위없이 좋은 (물질적) 환경에서 살고있지만

 

우리가 느끼는 행복감이 그만큼 크지 못하다는 게 문제다.

 

나는 나를 포함한 전세계의 모든 인류가 행복했으면 좋겠지만, 현재로써는 너무 많은 장애물들이 있다.

 

나는 이책을 읽고나서. 다시 내 삶을 되돌아보고 있다. 그리고 내 주변을 바라보고 있다.

 

자연을 다시 생각하게 되고. 가족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어디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지도 곰곰이 생각해보고 있다.

 

그렇다. 이책을 읽고나서 가장 좋은 점은 다시 스스로 나와 우리를 되돌아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 뿐만 아니라 독자 모두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유발하라리가 이 책을 쓴 목적은 소기의 달성을 했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잠들기 전에 나. 그리고 전우주와 인류가 살아왔던 깊은 시간의 늪으로.

 

그 심연 속으로 빠져서 아주 깊고도 고요한 잠을 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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